"독한 스승과 독한 제자의 치열한 교감 속에서 탄생하는 예술"
⭐⭐⭐⭐☆ (4/5)
제목 : 위플래시 (Whiplash)
국가 : 미국
개봉 : 2014년 10월 10일
감독 : 데이미언 셔젤 (Damien Chazelle)
주연 : 마일스 텔러 (Miles Teller), J.K. 시먼스 (J.K. Simmons)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위플래시는 젊은 드러머의 치열한 성장을 그린 영화입니다. 스승과 제자, 그리고 야망과 집착이 어우러진 관계의 드라마입니다. 영화는 뉴욕의 유명한 학교에서 음악을 공부하는 앤드류의 이야기입니다. 드러머로서 야망을 갖고 있는 앤드류를 지독하게 엄격한 지휘자 테렌스 플레처가 발견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그리고 때로는 비윤리적으로 느껴지는 플레처의 가혹한 교수법은 앤드류를 감정적, 육체적으로 한계에 이르게 합니다.
앤드류는 플레처의 인정을 받는 것에 점점 집착하게 되고 건강과 사회적 관계와 같은 음악 외의 것들을 모두 희생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불안하고 긴장된 두 사람의 관계는 끝내 최종 공연에서 절정을 이룹니다.
앤드류와 플레처
드러머로서 큰 야망을 가진 앤드류는 플레처를 만나면서 그 꿈과 함께 플레처의 인정에 집착하게 됩니다. 완벽한 연주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고 강박적으로 연습에 달라붙는 그의 모습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도 안타까움을 자아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문득 연약함과 인간성이 드러나는 순간은 그도 우리와 같은 인간임을 인식하게 하여 공감을 유도하고 그에게 몰입하게 합니다.
플레처는 효과적일지는 모르지만 과격하고 때로는 잔인한 교수법으로 논란을 일으키는 인물입니다. 명확한 동기와 성공적으로 목표하는 바를 만들어나가는 그의 모습에 동조하면서도 거리낌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앤드류와 플레처의 뚜렷한 색채가 이 영화를 더 극적으로 만듭니다.
음악 구성이 반영된 구조
영화의 시나리오도 마치 음악과 같습니다. 영화가 흘러감에 따라 분위기는 고조되었다가 차분해지기를 반복합니다. 이는 크레센도와 디미누엔도와 같은 음악적 요소를 떠올리게 하며 영화가 하나의 음악과 같은 구조로 느껴지게 합니다. 이런 구성은 긴장감을 유지시키고 다음에 나타날 분위기의 고조를 기대하게 합니다.
영화의 오프닝에서는 재능있는 앤드류와 위협적인 존재감의 플레처를 소개하며 분위기를 만듭니다. 그 후 점진적으로 무대가 커지듯 영화가 비추는 반경이 넓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종종 보여지는 앤드류의 개인적인 삶의 순간들은 영화가 지나치게 단조로워지고 딱딱해지는 것을 막아줍니다. 동시에 앤드류의 동기와 성격을 드러나게 하여 인물에 대한 이해를 돕습니다.
절정에 도달하는 최종 공연 장면은 그동안 쌓아온 긴장감과 감정을 최대로 끌어올린 다음 한 번에 분출시킵니다. 계획적으로 사용된 음악은 이 마지막 장면을 더욱 폭발적인 장면으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이렇게 치밀하게 짜여진 구성이 이 장면을 강렬하게 만듭니다.
희생은 어디까지 가능한가
이 영화는 야망 혹은 위대한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대가를 치르고 희생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앤드류가 스스로를 가혹하게 몰아붙여 육체적, 정신적으로 소진되어가는 모습은 뛰어난 성취의 뒷면에 무엇이 있는지 예상하게 합니다. 좋은 면만 가질 수는 없다는 경고이자 그것이 과연 삶에 있어서 답이 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어 의문을 갖게 합니다.
플레처와 앤드류의 관제는 이 영화에서 가장 큰 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자의 발전과 완벽을 명목으로 가혹하게 이루어지는 그의 교육은 의문을 품게 합니다. 발전과 꿈이 중요하다 한들 학생 개인의 삶을 희생하게 할만한 가치가 있는지 말입니다. 실제로 앤드류가 삶을 희생해가며 스스로는 내던지는 모습은 무엇이 더 중요하고 가치있는 일인지 고민하게 합니다.
또한 음악이라는 예술에 도전하고 싸워 승리하는 일종에 투쟁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강렬한 연습과 공연 장면에서 개인이 열망을 불태우고 싸우는 모습을 연상할 수 있습니다.
위플래시는 강렬한 앤드류와 플레처라는 인물과 음악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스토리 구조를 통해 꿈과 희생에 관한 고민거리를 던져줍니다. 자신의 삶에 있어 무엇을 우선순위로 삼을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함과 더불어 어떤 성취를 이루기 위해서는 희생이 필연적으로 필요함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음악을 열망하는 학생의 치열한 과정에서 많은 것을 보여주는 매력적인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